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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 제암산

전남 장흥 제암산 807m

 

♣ 이 땅에 철쭉꽃이 맨먼저 상륙하는 남도 끝자락 바닷가. 전남 장흥 군과 보성군의 경계에 솟아있는 제암산(807m)이다.
산허리가 철쭉으로 활활 불타오른다. 전남 장흥 군에 위치한 제암산(8백7m) 은 남도제일의 철쭉꽃밭이라는 제암산과 사자산 (6백66m) 사이에 있는 곰재산이 제암산의 유명한 철쭉군락지다. 수만평의 너른 땅이 온통 철쭉으로 뒤덮혀 있어 장관이다.
남북으로 뻗은 능선이 장쾌하면서도 준마의 등허리처럼 미끈해 매우 당당한 느낌을 준다. 곰재는 동학군이 관군에 쫓겨 넘었다는 고개. 보성군 웅치면의 지명도 여기서 비롯됐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는 사자산은사자가 고개를 쳐들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소백산맥 끝자락에 위치한 전남 장흥 군의 제암산은 벼슬을 마다 하는 고고한 선비처럼 숨어있지만 이곳의 철쭉은 나그네의 마음을 울렁이게 만든다.

사자가 앉아 있는 듯한 형상을 한 사자산 옆의 제암산은 장흥 과 주변의 모든 바위들이 이 산을 향해 엎드린 것 같이 보여 임금바위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철쭉 제단을 중심으로 사방 3만평에 빼곡이 핀 철쭉꽃은 등산로를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울창하여 산행객의 혼을 빼 놓게 된다.
또한 장흥 을 가로지르는 탐진강 건너편에 있는 수년전을 올라가면 남산 정상 부근에 만개한 벚꽃의 흐드러진 향기도 만끽할 수 있다.

▶ 제암산 원점회귀등산은 신기 마을에서 오르고 내리는 코스가 정석이다. 공설묘지 아래 순두부와 보리밥집이 있는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이 길은 간재 방면 임도와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보리밭 앞을 지나면 곧이어 왼쪽으로 형제바위를 경유하여 제암산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있다. 형제바위코스는 가파르므로 하산길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형제바위 갈림길 앞에서 임도로 4 - 5분 더 오르면 왼쪽 계곡 입구에 곰재 입구 안내판이 있다. 이곳에서 곰재로 이어지는 산길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등산 코스다. 계곡 코스로 곰재에 이르는 최단 코스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1.6km 거리인 곰재에 오른 다음, 곰재에서 북쪽 능선길로 1.2km 거리인 형제바위 갈림길 삼거리를 지나600m 거리인 제암산 정상에 오른 다음, 하산은 올라 갔던 길로 다시 형제바위 갈림길로 되돌아와, 서쪽 공원묘지 주차장(1.8km)으로 하산하면 된다.
또는 공원묘지 주차장에서 형제바위코스로 주능선 삼거리(1.8km)에 올라 정상에 오른 다음, 다시 형제바위 갈림길로 되돌아오는 코스도 인기 있다.
이 경우에는 형제바위 갈림길에서 1.2km 거리인 곰재로 내려가 곰재에서 신기마을로 내려가도 되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곰재에서 남쪽 능선으로 약 2km 거리인 사자산을 경유하여 신기 마을로 내려와도 알찬 원점회귀 산행이 된다.

▶ 신기마을 -감나무재 코스
장흥 - 보성을 잇는 2번 국도가 넘는 해발 200m인 감나무재 고갯마루 남쪽 도로변에 있는 낡은 등산로 안내판이 산행시발점이다. 안내판 오른쪽 산길은 일단 지계곡으로 이어진다. 송림숲 아래로 이어지는 산길로 8~9분 거리에 이르면 산길은 왼쪽으로휘어져 2분 거리에서 능선길을 밟는다. 능선에서 남쪽으로 발길을 옮겨 30m 거리에 이르면 송전탑을 지나간다. 송전탑을 뒤로하고 3분 거리인 측백나무숲이 있는 안부를 지나 10분 가량 올라가면 무덤이 있다. 무덤을 지나 6분 거리인 두번째 무덤을 지나면 급경사 길을 올라간다. 급경사 길로 5분 가량 올라가면 40여 평 공터에 있는 대형 송전탑이 나타난다. 송전탑에서는 서쪽 하산리 분지 너머 멀리 영암 월출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송전탑을 뒤로하고 20분 거리인 망바위를 지나 15분 더 오르면 주능선 오른쪽으로 제암산 정상이 보이는 작은산(695m) 꼭대기를 밟는다. 정상 오른쪽으로는 장흥 읍 번화가도 시야에 들어온다. 여기에서부터 능선 좌우로 철쭉군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작은산을 뒤로하면서 계속 제암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을 바라보며 20분 거리에 이르면 하산리로 가는 길이 있는 새재 안부에 닿는다.
새재를 지나 13분 더 오르면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바위 상단부에는 초록색 페인트를 칠한 불망비 동판이 박혀 있다. 불망비를 뒤로하고 15분이면 시루봉을 지나간다. 이어 능선길은 오른쪽으로 살짝 휘돌아 점점 서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그리고 10분 거리에 이르면 철쭉군락 위로 거대한 바위덩어리로 된 정상이 눈앞에 다가오기 시작한다.
걸음을 옮길수록 정상 바위가 점점 커지는 능선 길로 5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제암산자연휴양림(1km)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를 지나 바위지대를 넘어가면 왼쪽으로 마치 광개토왕비를 닮은 선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선바위 옆을 지나 안부로 내려선 다음, 정상인 임금바위 하단부 왼쪽 바윗길로 150m 가량 올라가면 '←감나무재 4.2km, 사자산3.4km' 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는 바위 안부에 닿는다. 이 안내판 위에서 오른쪽 바위로 세미클라이밍으로 15m 가량 올라가면 임금바위 꼭대기 너럭바위로 된 정상이다.

장흥 군에서 박아놓은 제암산 정상비석에서 사위로 휘둘러보는 조망은 막힘이 없다. 남으로는 보성만 율포 방면으로 달아나는 사자산 산릉이 장쾌하게 내려다보인다. 사자산 왼쪽으로는 일림산 줄기 너머 멀리로 보성만 바다 건너 고흥반도가 가물거리고, 사자산 오른쪽으로는 천관산이 뚜렷하다.
천관산에서 오른쪽으로는 만덕산과 흑석산이 장흥 읍 번화가와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수인산과 영암 월출산 산릉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거대한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이다. 광주와 화순군 방면인 북으로는 무등산이 독보적인 존재로 시야에 와닿는다.
무등산 방면에서 오른쪽으로는 봉화산, 벽옥산, 계당산이 멀리 천봉산, 존제산 줄기와 함께 광활하게 펼쳐진다.

하산은 다시 바위 안부로 내려선 다음, 안내판이 있는 서쪽 산길로 5분 거리인 헬기장(778.5m봉)에 이른 다음, 남쪽 사자산으로 이어지는 남릉을 타고 내린다. 헬기장을 뒤로하고 10분 거리에 이르면 서쪽 아래로 금산저수지와 신기 마을, 장흥 읍 번화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삼거리에 닿는다. 케언(돌탑)이 있는 삼거리에서 서쪽 형제바위를 경유하여 신기마을로 내려서는 코스도 운치 있다.
삼거리에서 계속 남릉을 타고 20분 내려서면 곰재 사거리에 닿는다. 곰재에서 서쪽 계곡길로 신기 마을로 내려서는 길은 이 코스로 올라오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 등으로 많이 붐빈다.
고재에서 계속 남릉 오르막길로 20분 가량 올라가면 펑퍼짐한 봉우리인 곰재산 정상에 닿는다. 곰재산 정상을 지나 남동으로 휘는 산릉이 바로 대단위 철쭉군락지다. 철쭉군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12분 거리에 이르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헬기장에 닿는다.
산불감시초소 주변에서 북으로 보는 제암산 풍광도 일품이다. 남릉 철쭉군락 사이를 헤치며 10분 거리에 이르면 간재에 닿는다.
'곰재 1.5km, 사자산 0.7km, 공설공워묘지 2.8km' 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는 간재에서 서쪽 하산길로 발길을 옮겨7 - 8분 가량 내려가면 임도를 밟는다.
간이의자 등이 있는 임도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는 사자산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임도에서 하산길은 임도를 가로질러 계곡 아래로 이어진다. 계곡길을 내려서면 두번째 임도가 나타나고, 또 계곡길로 내려가면 C자로 굽도는 임도에 큰 나무기둥 두 개와 케언 두 개가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이후 임도를 따라 걷는다. 케언 두 개를 지나면 곧이어 임도 삼거리다. 오른쪽 내리막길로 발길을 옮겨 제암산 매실농원 사이로 내려서는 길을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공설묘지 입구 삼거리에 닿는다.

감나무재를 출발, 작은산 - 시루봉을 경유하여 정상에 오른 다음, 서쪽 헬기장 - 남릉 - 형제바위 갈림길 - 곰재 - 곰재산 - 산불감시초소 - 간재 - 서쪽 임도 - 매실농원을 경유하여 공설묘지 입구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12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펌] 장흥 제암산 철쭉속으로

가는 봄날 붙잡으려거든
장흥 제암산 철쭉속으로


▲ 제암산의 철쭉 중에서도 꽃잎의 색이 유난히 붉다는 '곰재'.

화려하게 혹은 수줍게 피어났다 떨어져 내리는 꽃잎들 속에서 봄날은 간다.
이른 더위로 유난히 짧게 기억될 올해의 봄이 간다. 꽃으로 이름깨나 날린 산들은 지금 마지막 봄을 담으려는 발길들이 분주하다. 수 대의 관광버스가 평일에도 등산로 입구에 진을 치고 무수한 발걸음들이 산허리를 오르내린다.

봄날의 마지막 꽃무더기라는 철쭉으로 남도의 몇몇 산들이 지금 불탄다. 그 꽃무더기 불길의 시작점이 되는 제암산 철쭉 대평원. 제암산은 인근 보성의 일림산과 더불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철쭉이 타오르는 곳이다.
특히 한반도 산줄기의 뼈대를 이루는 8정맥 중 호남정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제암산의 철쭉은 그 꽃잎이 붉은 기운을 품고 있다.

이맘때면 전국의 산허리를 타고 산 아래에서부터 위로 꽃망울을 밀어 올리는 철쭉, 하지만 철쭉은 산의 위치에 따라 꽃잎의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 한반도의 중북부 지방으로 올라갈수록 그 색이 분홍에 가깝고 제암산과 일림산 등 남도의 해안선을 끼고 우뚝 솟은 산자락의 철쭉들은 옅은 붉은색을 띠며 불길처럼 산을 타오른다.

제암산의 철쭉을 만나러 가는 길은 신기마을 공원묘지 주차장이다. 부드럽게 산을 타고 이어지는임도를 따라가면 발걸음은 저절로 느릿느릿 보폭이 조정된다. 나무의 껍질을 뚫고 나온 새순의 녹음에 조금만 걸으면 올라온 길이 가려진다. 온통 연초록 새순뿐이다. 둘러봐도 철쭉의 붉은 기운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연붉은 철쭉 무더기로 덤벼들고

그러나 제암산과 사자산의 길이 갈리는 간재 삼거리에 닿으면 오랜 기다림의 보상인 듯 연붉은 철쭉이 무더기로 덤벼든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철쭉은 근 10리 길을 가득 채우고 있다. 아니 소나무 몇 그루를 제외하면 다른 잡목들은 거의 끼어 들지 못하고 철쭉 군락만이 길게 늘어서 있으니 도열이란 말이 적확하겠다.

산자락을 타고 올라온 바닷바람으로 하려하게 피어난 철쭉은 3만여 평의 너른 평원을 타고 간재 삼거리에서 산불 감시초소로, 다시 곰재산에서 곰재를 잇는 능선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온통 철쭉이다. 시선을 어디로 향하든 상관없이 철쭉이 따라붙는다. 사람의 키를 훌쩍 넘어선 웃자란 그 연붉은 철쭉 군락으로 사방이 모두 막힌다. 단지 좁은 등산로만이 사람의 움직임을 허용할 뿐이다.

제암산의 철쭉은 유난히 밑둥이 굵고 키가 웃자라 있다. 대부분 수령 50년을 넘었으며 10만여 그루가 집단으로 몰려 있어 온 산 능선을 꽃의 색깔로만 물들이고 있다. 특히 곰재 바로 아래쪽의 무덤과 지금은 용도 폐기된 헬기장 주변의 철쭉은 연붉은 색을 띠어 더욱 강렬한 이미지로 남는다.

동학농민군 못다 이룬 염원 겹쳐 떠올라 

장흥은 동학농민혁명군의 마지막 격전지다. 온 나라에서 구름처럼 일어났던 동학군은 거듭된 패배 후 장흥 석대들에서 최후의 혈전을 벌였다. 1894년 광주와 화순, 남평 등지에서 패전한 동학 농민군은 장흥 에서 마지막 전의를 가다듬었다.


평화리 송정등과 모정 등에 모여 그 해 12월4일 벽사역을 점령하고 5일 새벽 장흥 읍성을 공격했다. 그러나 관군과 일본군이 소지한 신무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12월15일 석대들에서의 혈전을 마지막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 전투를 끝으로 농민들의 혁명 아닌 혁명은 막을 내렸다. 동학 농민군을 마지막으로 지휘했던 장흥 의 접주 장태장군 이방언이 체포 처형되고, 농민군들은 자신의 신분을 철저하게 감춘 채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감내하며 질긴 목숨을 이었다.


석대들 전투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동학군들은 관군에 쫓겨 곰재를 넘었던 것으로 전한다. 동학군이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넘을 수밖에 없었던 곰재, 그곳의 철쭉이 유난히 붉은 것은 동학군의 못다 이룬 염원과 무관하지 않게 느껴진다.

제암산 철쭉평원에 올라 곰재를 지난다면 결코 꽃의 아름다움만 읽고 내려와서는 안될 일이다. 그 붉은 꽃잎들은 어쩌면 동학군의 슬픈 넋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매년 붉게 피어오르는 것이리라.

▶가는 길: 광주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화순을 거쳐 이양→839번 지방도를 타고 장동면→2번 국도를 타고 장흥읍→장흥교도소 뒤 고개에 제암산 철쭉자생단지 이정표→ 장흥 읍 축내리와 삼산리를 거쳐 계속 직진하면 신기마을 공원묘지 주차장→등산로를 타고 1시간 정도 걸으면 간재 삼거리.

▶먹을거리: 장흥 읍 명보가든(061-863-8797)에선 20여 가지 밑반찬이 따라 나오는 쌈밥정식을 먹을 수 있다. 안양면 바다하우스(862-1021)는 바지락회와 키조개회로 유명.

 

 

 


제암산 정상


제암산 정상 임금바위